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가 10일 0시부터 자체 하드디스크를 포맷, PC에 저장된 모든 저장정보를 자동 삭제하는 '자폭'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사건의 목적이 '사이버 테러'란 점이 좀더 명확히 확인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 PC가 파괴됐다는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다. 현재 감염된 좀비PC의 수가 적게는 3만여 대, 많게는 6만 대로 추정되는 만큼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밤 "일부 좀비PC가 악성코드에 의해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안철수연구소 측도 "
국가정보원과 함께 테스트한 결과 하드디스크가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KISA 측이 접수한 신고내용에 따르면 PC 사용 중 자정이 넘자 인터넷이 마비되고 마우스?키보드가 작동하지 않는 등 먹통이 된 경우도 있었다.
접수된 사례를 보면 이 밖에도 문서 파일 등을 자동으 로 암호를 걸어 압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PC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A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PC를 사용하는 도중 갑자기 PC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PC를 끄고 재부팅 했으나 가동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신고가 많았다"고 전했다.
▶10일 출근해 컴퓨터 켜는 시간부터 대란 올 수도=통상 심야 시간대에는 PC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KISA에 신고하는 이용자들이 많 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는 이날 오전 시간에 사무실 등에서 감염된 PC가 켜질 경우 피해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즉 DDoS 공격에 악용됐던 수많은 좀비PC들의 하드디스크가 통째로 날라가는 대 형 사고가 촉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10일 오전 업무를 재개하기 앞서 악성코드에 감염됐거나 감염우려가 예상되는 PC 사용자들은 PC를 켤 때 PC의 전원 스위치를 누른 직후 F8키를 눌러 PC를 안전모드로 부팅해 날짜를 이날 이전으로 변경하고, PC를 재부팅한 뒤 최신 백신 으로 점검하고 사용해야 피해를 면할 수 있다.
아울러 기술적인 지원이 필요한 인터넷 사용자는 KISA 인터넷침해사고대응지원 센터 전문상담 직원의 도움(118)을 받을 수 있다. 최신
백신프로그램은 KISA가 운영하는 보호나라 홈페이지(www.boho.or.kr) 등에 접속해 다운을 받거나 업데이트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도스 3차 공격은 피해 미미=9일 저녁 국민은행 등 국내 주요 7개 웹사이트에 대한 3차 디도스 공격이 가해졌으나 이로 인한 사이트 장애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KISA 측은 "9일 오후 6시쯤 3차 공격이 시작돼 공격 초기 국민은행과 조선닷컴에 대한 접속이 다소 불안정했지만 다른 사이트 접속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3차 공격 대상 사이트는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사이트와 조선닷컴, 국민은행, 네이버 메일, 다음 메일, 파란 메일, 옥션 등이다.
방송사인 KBS의 사이트(www.kbs.co.kr)에서도 오후 한때 접속 오류와 장애가 빚어졌다. 오후 6시30분부터 KBS 사이트에 접속하면 포털 네이버(www.naver.com)의 초기 화면이 뜨는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KISA 측은 "KBS 사이트 접속 장애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났지만 디도스 공격과는 무관한 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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