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사진을 잘 찍으려면 무엇보다도 노출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눈부시게 빛나는 눈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얼마에 놓고 찍어야 배경인 눈밭과 인물이 모두 잘 나오게 찍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 할 때가 많다. 풍경사진이나 인물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가 지시하는 대로 촬영하거나 카메라 가 알아서 찍는다. 설경사진을 이런 식으로 찍는다면 눈오는 날이나 눈 온 후의 분위기가 살아 있 는 사진을 얻기 힘들다. 자동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는 대부분 찍고자 하는 대상의 평균 노출을 재준다. 이런 노출계는 눈처럼 반사가 심한 피사체의 노출을 제대로 재주지 못한다.
눈이 화면에 차지하는 면적의 크기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된다. 카메라의 노출계 지시대로 찍으면 하얀 눈은 어두운 회색으로 나온다. 설경사진은 노출계가 지 시하는 것보다 1∼2스톱 더 조리개를 열거나 셔터 속도를 느리게 해서 찍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노출을 임의대로 바꿔줘야 하는데 이를 전문용어로 노출보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노출보정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1∼2EV(Exposure Value)적당하다고 하는 것은 1∼2스톱을 조이거 나 열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잰 노출이 125분의 1초에 조리개 22로 놓고 찍어야 할 경우 125분의 1초에 조리개를 16이나 11에 놓고 찍거나 조리개 22에 셔터 속도를 60분의 1이나 30 분의 1초에 놓고 촬영해야 한다는 말이다.
눈은 흰색으로 반사량이 많아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더 밝고 예민하다. 때문에 노출계가 지적하는 적정노출로 촬영하면 노출부족이 되어 원하는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촬영은 필름에 피사체를 기록하는 행위이다. 카메라에 내장된 반사식 노출계(TTL)는 회색에 가 까운 18%의 반사율을 측정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회색에 가까운 빛을 측정하면 정확하게 노출 정보를 제공하지만, 반사량이 많은 흰색을 측정하면 노출부족 현상이 일어나며, 반대로 반사량이 적은 검은 색을 측정하면 노출과다 현상이 일어난다.
엄격한 의미에서 노출계는 노출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광선의 강약을 측정한다. 즉 노출계는 빛이 피사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지 않은 채 빛의 밝기만을 정보로 제공하므로 노출과부족현상이 발생한다. 노출보정에 동원되는 기능으로는 일반적인 조리개 및 셔터속도 조절과 전문적인 필름감도눈금조 절 등이 있다. 조리개는 빛이 통과하는 구멍의 크기로 광량을 조절한다. 렌즈의 조리개 링에는 조리개 수(F 값) 가 새겨져 있다. 이 수치는 한 단계 작아질 때마다(조리개 구멍이 커짐)밝기는 2배가되고, 반대로 수치가 한 단계 커질 때마다 밝기는 반으로 줄어든다. 셔터속도는 빛이 필름에 비추는 시간의 양을 조절한다.
셔터속도가 한 단계 길어질 때마다 밝기 는 2배가되고, 반대로 한 단계 짧아질 때마다 밝기는 반으로 줄어든다. 즉 조리개 수와 동일 광량 으로 조립되어 있다. 설경사진은 날씨와 광선방향에 따라 아주 다르게 표현된다. 날씨에 따라 맑은 날, 흐린 날, 눈 내리는 날로 구분되며, 광선방향에 따라서는 순광(順光), 사광(斜光), 역광(逆光)으로 나눌 수 있다. 이때마다 노출의 데이터가 다 다르다. 날씨에 따라 광선상태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노출을 보정해 가며 찍어야 하는 눈 사진엔 적 정노출이 따로 없다. 서로 다른 노출로 몇 장 촬영해서 분위기에 맞는 사진을 얻는 방법밖에 없다.
흐린 날은 하늘 전체가 구름이 덮여서 광선이 부드럽게 된다. 눈의 표정이 살아날 수 없다. 반사 가 있다 하더라도 아주 약하다. 이런 날의 노출은 조리개나 셔터를 0.5∼1.5스톱정도 늘려주는 것 이 적당하다. 눈 내리는 날의 풍경은 어두운 부분을 배경으로 해서 찍어야 눈발이 잘 산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1스톱정도까지의 노출보정이 주어야 한다.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선 셔터 속도의 변화를 추구해 보는 것도 바람직 하다. 눈의 입자를 크게 하고 싶을 때는 망원렌즈를 쓰기도 하고, 셔터 속도를 125분의 1초 이상으 로 끊어서 정지된 상태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60분의 1초나 30분의 1초의 느린 셔터 속 도로 찍으면 눈이 내리는 모양이 긴 흰 선으로 나타나서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흔히 설경을 찍을 때는 가로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다. 하늘이 화면의 3분의 1정도 차지하고 나 머지 부분은 눈 쌓인 장면을 넣는 구도를 짜서 찍는다. 같은 장면을 이와 달리 세로로 찍는 경우 도 있다. 이럴 때 가로 사진은 세로사진보다 훨씬 노출 보정을 많이 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화 면에 눈이 쌓인 장면의 면적이 더 넓기 때문이다.
눈은 다음날 태양광선이 강하게 내리쬐는 설원 이나 스키장에서는 노출보정을 2∼2.5스톱까지 늘려주어야 할 때도 있다. 눈 위에 드리운 그림자를 묘사하려 할 때 0.5∼1스톱 정도의 조이는 노출보정이 주어진다. 일출이나 일몰 직전 설경사진을 찍을 때 노출보정을 더해주면 눈이 너무 환해져 해뜰 때나 석양의 눈풍경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줄이는 쪽으로 3분의 2스톱 정도 노출보정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이를 다단계 노출 촬영법이라 한다. 노출만 신경 쓰면 눈 사진은 풍경사진을 찍을 때와 다른 점이 없다.
설경사진은 풍경사진과 마 찬가지로 원경, 중경, 근경을 잘 짜서 원근감을 갖도록 찍어야 한다. 눈 덮인 산의 원경을 찍을 때 는 화면의 앞부분에 나무나 인물 등을 걸치고 찍어서 원근을 강조하기도 한다. 빗겨오는 사광을 이용해서 눈 덮인 산이나 나무의 입체감을 살려야 한다. 눈의 클로즈업 사진도 자주 대하는 소재 가 아니므로 아주 신비롭게 느껴진다.
눈 사진(설경 사진) 찍는 법 [#12 풍경사진 잘 찍는 법]
가을이 끝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따뜻한 남쪽 나라, 부산에서는 1년에 한 두 번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이 귀하지만, 영동지방이나 남도지방, 하다못해 중부지방까지도 겨울이면 눈을 보는 건 어렵지 않지 않습니까. 강원도에서 군생활할 때는 그렇게 지겹게 여겨지던 설경(雪景)들이 사진에 취미를 붙인 지금은 왜 이렇게 간절해지는지, 그야말로 격세지감입니다. 오늘은 겨울사진의 백미, 눈 사진 찍는 법에 대해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당연히 설경사진들은 강좌를 염두에 두고 촬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사진들을 조목조목 열거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래도, 눈 사진(또는 설경 사진) 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활용까지 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겨울은 길게 남아 있고, 또 눈은 숱하게 내릴 겁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데, 그걸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은 남다른 감회를 불러일으킬 겁니다. 저도 올 겨울만큼은 부지런히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덕유산도 다시 오르고, 강원도도 몇 번 더 들락거리고, 찍어보지 못한 남도지방의 설경도 담아볼 참입니다. 그 어떤 추위도 내가 원하던 장면을 담았을 때의 그 벅찬 희열을 얼리지는 못하더군요.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좌를 시작하겠습니다. 설경의 노출값에 대한 부분은 여기저기서 꽤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왜 유독 새하얀 설경을 찍을 때는 노출값을 올려서 찍으라고 할까요? 그건 바로 카메라 때문입니다. 카메라는 사람처럼 사물을 선별해서 바라보는 능력이 없습니다. 카메라는 단지 피사체의 밝고 어두움에 따라서 노출값을 결정하는데요, 눈처럼 밝은 피사체에선 카메라에 탑재된 노출계가 반사된 눈의 밝은 빛만 인식해서 자동으로 빛의 세기를 줄여버립니다. 하얗게 표현되어야 할 눈이 칙칙한 회색으로 표현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렵다고요, 그럼 좀 더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눈이 내린 다음 날, 햇살에 반짝이는 눈밭을 거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이 찡그려지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눈(雪)에 반사된 빛이 너무 강하다 보니 반사적으로 눈(眼)을 찡그리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쏟아지는 빛을 어떻게든 적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선글라스를 쓰지 않습니까. 카메라도 그런 원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얀 색의 눈은 특히 빛을 받으면 반사율이 거의 90%에 달하기 때문에 카메라는 빛이 너무 강하다고 판단하고 유입되는 광량을 자동으로 감소시킵니다. 그러다 보니 조리개 우선모드(AV)에서는 셔터속도를 빠르게 하고 셔터스피트 우선모드(TV)에서는 조리개를 조여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이게 되므로 이른바 노출부족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이게 우리 눈으로 보면 칙칙한 회색으로 나타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새하얀 눈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노출값을 올리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보통 카메라가 측정해주는 노출값보다 +1~2stop까지 올려서 촬영하라고 많이 나오는데요, 그건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그때 그때 촬영상황이 다르고 반사율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찍을 때마다 LCD로 확인하면서 노출값을 결정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요즘 나오는 DSLR 카메라는 노출값을 보다 정교하게 1/3 stop씩 올릴 수 있으니 유용할 겁니다. 노출값을 너무 올리게 되면 화이트홀이 생길 확률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눈의 디테일이나 질감을 표현하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원칙은 상황에 따라 자신이 세워가는 게 가장 정확하다는 것. 잊지 마시길...그리고, 노출 모드는 전체의 노출을 평균적으로 측광하는 평균측광이 가장 좋습니다. '밝을 때는 노출을 올리고, 어두울 때는 노출을 내려라' - 노출의 기본 |
▲ 하얗게 표현된 눈과 파란 하늘이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다.
눈 사진을 찍는데 눈 내리는 풍경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눈 앞이 안보일 정도로 펑펑 쏟아지는 눈을 표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연신 쏟아지는 눈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일단 하늘 부분부터 구도에서 빼야 합니다. 허연 하늘을 포함시켜서 찍게 되면 내리는 눈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뿐 아니라, 노출잡기도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이 내릴 때는 '망원렌즈'를 활용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눈이 하얀색이니 검은 배경을 선택해서 망원렌즈로 찍는다면 내리는 눈은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위의 내용들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눈이 내릴 때는 망원렌즈로 검은 배경을 선택해서 찍으면 눈발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된다.이때는 하늘을 프레임안에 넣지 않는 게 좋다.] 또 하나, 내리는 눈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방법에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할 것이냐, 느리게 할 것이냐, 또는 스트로보를 터뜨릴 것이냐 말 것이냐에 따라 눈발의 표현은 달라집니다.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할 경우 당연히 내리는 눈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 줍니다. 지극히 일반적인 사진이라서 그다지 재미는 없습니다. 반면에 셔터 스피드를 느리게 하면 눈발이 긴 궤적을 그리게 되어 다소 극적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약간 어두운 저녁, 억수같이 퍼붓는 거리의 풍경을 담으면 비장미까지 느껴질 정도로 마음이 짠해 지더군요. 손떨림 때문에 걱정이라고요, 오히려 핸드그립의 그 떨림 때문에 더 극적인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눈 내리는 저녁에 한 번 도전해보시길...(부산은 아무래도 가능성이 많이 희박합니다.) 스트로보와 삼각대를 활용한 눈 사진도 상당히 재미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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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고 있는 풍경도 나름 운치가 있을 지 모르지만 뭐니뭐니 설경을 제대로 찍기 위해선 눈이 내린 후 화창하게 날이 개일 때 가장 멋진 법입니다. 새하얗게 뒤덮힌 세상과 푸른 하늘과의 조화로운 색감 대비는 물론이고, 설경에서의 일출/일몰은 그야말로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니까요. 새벽의 여명빛이 하얀 눈에 붉게 물들 때의 그 신비롭고 오묘한 아름다움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릴 정도입니다. 즉, 이런 아름다운 설경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간대가 중요합니다. 아침, 그것도 새벽녘과 해가 질 무렵이 가장 좋은데요, 보통 겨울녘의 일출시간이 아침 7:30 전후이니만큼 도착시간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특히, 겨울산에서 설경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산에 올라 촬영포인트까지 도착하는 시간을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 적어도 일출이 시작되기 1시간 또는 30분전에는 도착해야 그나마 허둥거리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겨울 설산 촬영지로는 덕유산(향적봉에서 중봉까지), 태백산(천제단과 장군단 근처의 고사목), 지리산(제석봉 근처의 고사목) 등 입니다. 덕유산, 지리산의 아침 설경을 찍기 위해서는 인근의 대피소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촬영지로 이동해야 하고, 태백산의 경우 유일사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 약간의 산행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은 단연, 덕유산입니다. 곤돌라를 타면 한 번에 설천봉까지 이동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런 이유 탓에 겨울철이면 덕유산의 향적봉 대피소는 늘 수많은 사진가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고, 그만큼 촬영포인트도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지리산 쪽은 꽤 험한 산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츄어 사진가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또 설경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한 요건은 바로 아주 추운 날씨여야 한다는 것. 기온이 내려간만큼 하얀 상고대가 필 확률이 높습니다. 아무리 눈이 내린 다음 날 찾아갔더라도 영하의 날씨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아름답게 피어난 상고대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메마른 가지 위에 하얗게 피어난 상고대 숲길을 거닐며 사진을 찍는 느낌은 남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특히 하얀 상고대가 붙은 고사목이 붉은 일출 또는 일몰빛에 물드는 광경은 한 마디로 설경사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설경사진 또한 풍경사진이므로 이런 요건을 갖춘 날에 찾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날고 기는 풍경사진가라도 이런 요건을 맞추지 못하면 평범한 사진밖 찍을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설경사진을 찍고 싶다면 눈이 내린 다음 날의 출사지 일기예보를 반드시 확인해 보십시오. 날이 화창하고 기온이 떨어진다면 주저하지 말고 떠나세요. 대박을 만날 확률이 80% 이상일테니까요... |
▲ 상고대가 핀 숲길 사이로 저녁의 노란 기운이 자욱하게 번지고 있다.
▲ 고사목이 있는 덕유산에서의 일몰 설경
▲ 비록 장엄한 일출 설경은 없었지만 구름 속을 파고드는 붉은 색으로 인해
하얀 설경을 제대로 표현해 낼 수가 있었다.
▲ 운해가 피어나던 덕유산 중봉...
하얀 눈은 특히 원색을 돋보이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색감의 대비는 강한 보색끼리 부딪힐 때 더욱 강렬하게 표현되는데요, 하얀 눈과 파란 하늘, 하얀 눈 속을 걷는 붉은 옷의 사람 등 대비되는 두 색감을 함께 담아서 사진을 보는 이로 하여금 감성을 자극하게 하는 것이죠. 실제로 색감의 대비는 현장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 많이 사용하는데요, 현존하는 최고의 다큐사진 작가인 스티브 맥커리도 사진의 현장성을 살리기 위해 색온도를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하얀 눈과 대비가 될 수 있는 색상을 찾아서 함께 담으면 남들과는 또다른 느낌의 눈사진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상고대와 함께 푸른 하늘을 만났다면 극단적인 푸른 색을 표현하기 위해 PL필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햇살이 강해지는 한 낮엔 눈과 하늘 사이의 극심한 노출차이로 인해 조화로운 풍경을 담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요, 이때 PL필터를 장착하므로서 노출차이를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죠. 또 하늘은 더욱 파랗게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 푸른색이 깃든 눈은 그 차가움을 더욱 돋보이게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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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상고대 너머로 파란 하늘이 두드러져 있다.
▲ 붉은 동백꽃 위로 떨어지는 하얀 눈들...
▲ 눈 내리는 솔밭 사이로 빨간 잠바를 입은 사내가 우산을 쓰고 총총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다.
설경사진은 겨울에만 찍을 수 있는 계절적 사진입니다. 즉, 풍경사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죠. 풍경사진 잘 찍는 법 [#4 사람이 풍경이다]에서 잠시 풍경사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 못하실 것 같아서 통째로 담아왔습니다. 보통의 풍경사진 속에서는 스토리텔링적인 요소들이 대부분 결여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여러 자연현상들을 주제로 내세울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 속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어떤 내용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어떤 여지도 없습니다. 감상은 허무할 정도로 일회성일 수밖에 없어서 그저 '멋지네, 아름답네, 좋네' 정도의 표현이 뒤를 뒤를 잇겠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묻혀버리고 맙니다.
쨍한 풍경사진은 적당히 조리개만 잘 조여주고 삼각대만 잘 활용해도 누구나 촬영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한 낮에 국도에서 차를 달리다 파란하늘이 너무 예쁜 나머지 잠시 멈춰서서 파란 하늘아래 연두빛 논들이 펼쳐진 풍경사진을 찍었다고 한 번 가정해보겠습니다. 적당히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했고, 하늘색과 연두빛을 좀 더 강조해서 후보정을 했기 때문에 색감도 그럭저럭 잘 나온 편입니다. 그러나, '하늘과 논'이라는 단순한 요소들만 나열된 채 유기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은 아예 없습니다. 그걸로 끝입니다.
스토리텔링을 사진으로 옮겨올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 바로 '주제'입니다. 주제로 부각시킬 수 있는 사진적인 요소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아무리 소재가 다양하게 늘려있다고는 해도, 사진에 힘과 감동을 제대로 실어줄 수 있는 피사체에는 '사람'만한 것이 없습니다. 아름답기만 했던 풍경사진 속에 사람이 들어간다면 그로 인해 생겨나는 많은 조합들로 인해 우리가 유추해내고 상상해 낼 수 있는 요소들이 늘어납니다. 당연히 사진보는 재미와 감동은 배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는 사람만 즐거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주제를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할 것이며, 표현해낼 것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하는 사진가의 입장에서도 신이 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즉, 설경사진도 그렇습니다. 눈만 내리는 풍경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즐거운 하는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 속엔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설경사진 역시 그 안에 사람의 모습이 찍혔기 때문에 의미가 부여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설경이든, 추경(秋景)이든 또는 그 어떤 풍경 속에서도 사람의 존재는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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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만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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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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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아빠와 즐기는 눈 내린 해운대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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