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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룡분이호(一龍分二虎)?
이 이야기는 유비와 장비의 고향인 탁주에서
그 지방의 토박이 주민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탁주성 외곽의 도장(桃莊)이라는 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장비는,
원래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식육 해체업자(도살장)로,
천하의 호걸과 교제하기를 좋아하여
언제나 한 덩어리의 고기를,
문 앞에 낡은 우물속에 넣어두고,
천근이나 나가는 커다란 돌로 덮어놓고
돌에다가 <이 덮개를 여는 사람은,
속에있는 고기를 가져가도 좋다.
돈은 필요 없음.>이라고 써 놓았다.
어느날, 불그레한 얼굴의 남자가,
수레를 끌고 지나가다가 돌에 쓰여있는 글을 읽어보더니
곧 덮개를 열고 고기를 꺼내어 가지고
유유히 성안으로 사라져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장비는 그 이야기를 듣더니,
얼른 곡물 시장으로 그의 뒤를 쫓아갔다.
과연 불그레한 얼굴을 한 몸집이 큰 남자가 녹두를 팔고 있었다.
장비는 그앞에 서서 갑자기 녹두를 손에쥐고,
손안에서 부수어 가루를 내 보였다.
장비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은 녹두장수인 남자의 화를 돋우어,
이내 말다툼을 하던 끝에 서로 치고받는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양쪽이 다 천근을 들어올리는 힘이 센 장사여서
승부가 나지를 않았다.
이때에 나타난 것이 짚신장수,
그의 몸집은 그리 크지 않았으나,
단정한 용모에 양쪽 귀가 어깨까지 늘어져 있었다.
두 사람의 사이를 가르고 들어온
그는 두 사람의 팔을 붙잡고 들어올리며,
<사나이는 무릇 나라를 위해 힘을 써야만 하는 법,
어찌하여 그대들은 이렇듯 작은일에 분개하는가>하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손을 떼었다.
주위에 서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짚신장수에게 일제히 갈채를 보냈다.
두 사람은 크게 감동하고,
세 사람은 서로 공수(拱手-중국식 절의 하나로
공경의 예를 표하기 위하여 두 손을 마주 잡음)의 예를 올리고,
서로의 이름을 밝혔다.
짚신장수는 유비,
불그레한 얼굴을 한 커다란 몸집의 남자는 관우였다.
관우는 산서(山西)사람으로 의리로 인하여
그 지방 토박이인 악당을 죽이고 뛰쳐나온지 6년,
이때에 탁주로 녹두를 팔러왔던 참이었다.
세 사람은 싸움과 중재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한 마리의 용이 두 마리의 호랑이를 갈라놓다>라고
하는 말로 전하고 있다.
(삼국지외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