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花如水淨(산화여수정) 산에 핀 꽃들은 물 같이 깨끗하고,
山鳥如雲閑(산조여운한) 산새들은 구름처럼 한가로이 노니는데.
我欲抛山去(아욕포산거) 내 마음 산을 떠나 출세하기 바라지만,
山仍勸我還(산잉권아환) 산은 나를 보고 돌아오라 하는구나.
(왕안석, <兩山間>의 일부분)
만년의 왕안석이 읊었던 것처럼 내게 산은 오욕과 분노를 씻어주고 평정심을 가르치는 수련장이며, 동시에 사람들 사이의 사교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곳이기도 하다. 더욱이 산길 주변의 야생화들은 얼마나 청초한가? 철 따라 형형색색으로 피어나고 또 지는 꽃들을 보노라면,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마다 세상의 이치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事事物物皆有理)는 주자학의 명제가 새삼 타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남알프스란 이름이야 어떻든 난 이곳을 찾아 며칠 간 산 속에 푹 파묻혀 있다 오기로 했다. 하물며 지금은 억새가 절정의 자태를 뽐내는 시기이고, 영남알프스는 억새로 이름을 떨치는 곳이 아닌가. 정선의 민둥산과 쌍벽을 이룬다는 신불평원 및 사자평의 억새밭에서, 석양을 보며 쓸쓸한 가을의 애상에 빠져보고 싶다는 마음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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