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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剪梅 일전매 (*1)
- 이청조(李淸照)
紅藕香殘玉점秋. 홍우향잔옥점추 [점(竹 + 賈); 삿자리, 대자리]
輕解羅裳, 경해라상
獨上蘭舟. (*2) 독상란주
雲中誰寄錦書來? 운중수기금서래? [錦書: 비단에 쓴 편지]
雁字回時, (*3) 안자회시
月滿西樓. 월만서루
花自飄零水自流. 화자표령수자류
一種相思, 일종상사
兩處閒愁. 양처한수
此情無計可消除,
재下眉頭, 재하미두 [재: 겨우 재, 絲부; 간자체로 才로 씀; '-하자마자'의 뜻.]
却上心頭. 각상심두 [却 = 오히려, 도리어.]
붉은 연꽃 향기로 남은 가을이
대자리 위에 머물러 있구나.
비단치마 살며시 풀어놓고
홀로 목란배에 올랐어라.
저 구름 속 그 누가
님의 편지 내게 전해 주려나?
기러기는 돌아오는데
서쪽 누각엔 달빛만 가득 하구나.
꽃잎도 무심히 흩날리고
강물도 무심히 흐르는구나.
서로를 향한 이 사랑의 마음을
두 곳에서 고요히 견디는 슬픔이여.
깊은 정 풀어버릴 길 없어
눈썹 내리니 어느새
그리움 다시 솟누나.
이청조(Li Qingzhao(리칭자오) / Li Ch'ing-chao)는 송(宋) 시대에 태어났다.
이 때는 상업과 기술, 그리고 예술이 번성했는데 사회적인 변화도 극심한 시절이었다.
그녀가 태어난 해와 죽은 해가 명확치 않아서 문헌마다 태어난 해는 1081-1084, 죽은 해는 1141-1155로 추정한다.
특히 태어난 해는 1081년과 1084년으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1084년으로 보고 내용을 기술했다. 이 해는 송나라 원풍(元豊) 7년에 해당한다.
호는 이안거사(易安居士). '이(易)'자는 우리 나라 말로 '쉬울 이'라고도 읽고 '바꿀 역'이라고도 읽어 국내 문헌 중에는 '역안거사'라고 소개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것은 '이안거사'이다. 중국 발음은 'yian jushi'(이안 주스)이다.
태어난 곳은 중국 산동성(山東省) 제남(濟南)이다. 제남의 옛 지명은 역성(歷城)이었다.
아버지는 이격비(李格非)인데 호가 문숙(文叔)이었다. 예부시랑(禮部侍郞)이라는 고위 관직에 있었고, 시와 문에 능한 이름있는 작가였다. 그는 소식(蘇軾)과도 교류가 있었고 그의 작품 "낙양명원기(洛陽名園記)"는 소식의 극찬을 받았다. 어머니도 문명이 뛰어난 집안 출생으로 왕공진(王拱辰)이라는 사람의 손녀였는데, 어머니 역시 시문에 능했다.
이청조는 이런 부귀하고 문명 있는 집안 배경으로 인해 일찍부터 시문을 배웠고 천부적 재질이 있어 11세 이전에 이미 시를 지었다. 이런 배경과 재질이 그녀를 중국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여류 시인이 되게 만든 것이었다.
그녀는 18세-21세로 추정되는 시기에 조명성(趙明誠)과 결혼했다. 대개 이청조가 18세, 조명성이 21세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명성의 아버지는 이부시랑(吏部侍郞) 조정지(趙挺之)였고 산동성 청주(靑州)에 본가를 두고 있었다. 당시 관직 때문에 송의 수도였던 개봉(開封)에 살고 있었다.
명성은 조정지의 둘째아들이었고 태학(太學; '왕립대학')의 학생이었다.
명성과 청조 두 사람이 결혼한 후의 생활은 윤택하고 평안했다. 둘다 책과 글 짓는 것을 좋아해서 침식을 잊을 정도로 즐겼다. 그들은 옛 서적, 그림, 글씨 등의 골동품을 열심히 모았다. 그 시절에 이청조는 스스로를 '편안하게 지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안거사'라 부르기 시작했다. 청조는 신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향기로운 시들을 썼다.
결혼하고 얼마 안 있어 당시 아직 학생이었던 이청조의 남편이 다른 곳으로 공부를 하러 떠났는데 이때 청조는 유명한 상사(相思)의 사(詞)를 남겼다.
때는 가을. 붉은 연꽃은 시들었고 향기만 남았다. 홀로 남은 그녀는 외로움을 이기려고 배에 오른다. 하지만 구름을 봐도 그 구름을 뚫고 누군가 님의 소식을 전해올 것만 같다. 그게 저 기러기일까. 기러기는 소식을 전해준다는데 무심히 기러기들이 높이 날아 지나갈 뿐, 님에게는 소식이 없다. 이른 저녁, 보름달만 하염없이 서쪽 누각 위에 떠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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