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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 & へ山行
Study/Chinese

한시 감상 / 이백. 두보. 왕유

by 유리의 세상 2010. 11. 28.

한시 감상 / 이백. 두보. 왕유

 

 

  

한시(漢詩)를 말할 때 당연히 당시(唐詩)가 우선 거론된다.
당나라 때는 중국 서정시의 최 전성기이고, 그 시는 중국문학뿐만 아니라, 인류의 문학에도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唐詩)는 일반적으로 초당(初唐-7세기경), 성당(盛唐-8세기 전반), 중당(中唐-8세기 후반∼9세기 전반), 만당(晩唐-9세기 후반∼10세기 초기)의 4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초당(初唐)의 대표적 시인으로는 사걸(四傑)로 불린 왕발(王勃)·양형(楊炯)·노조린(盧照린)·낙빈왕(駱賓王)을 들 수 있는데, 이 시기의 시는 외형의 미를 다루는 남조시풍(南朝詩風)의 계승면이 강하고, 시의 운율을 다듬어 근체시(近體詩-絶句, 律詩)의 시형을 완성시키고 있다.

  

성당(盛唐)은 시문학이 융성한 현종황제의 치세에 해당되며, 당조(唐朝)의 국력이 최고에 달한 시기였는데, 이 시기는 대시인이 속출한 문학의 최 전성기이다. 대표적 시인으로서는 이 시기 전반에 활약한 이백(李白)과 후반에 활약한 두보(杜甫)가 있고, 그밖에도 맹호연(孟浩然)·왕유(王維)·고적(高適)·잠삼(岑參)·왕창령(王昌齡)·왕지환(王之渙) 등의 이름난 시인이 있다.

  

중당(中唐)의 시인으로는 한유(韓愈)와 백거이(白居易)를 들 수 있다. 한유는 기험(奇險)·호방(豪放)하다는 장대한 미(美)를 사랑하였고, 백거이는 평이하고 찬찬한 표현으로 <장한가(長恨歌)>, <비파행(琵琶行)>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신악부(新樂府)>라는 사회시(社會詩)를 창시(創始)하여 당대를 통해 최다수의 독자를 얻었다.
   
만당(晩唐) 시기의 시는 일반적으로 감상적·퇴폐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는 이상은(李商隱)·두목(杜牧)·온정균(溫庭筠)을 들 수 있다.

당나라의 모든 시인들의 전 작품을 수록한 것은 청(淸)나라의 강희제(康熙帝) 칙편(勅編)의 <전당시(全唐詩)>(900권)인데, 거기에는 대강 2,200명의 시 4만 8,000여 수가 실려 있다. 

        

      
이백(李白. 701∼762) :

자 태백(太白). 호 청련거사(靑蓮居士). 중국 성당기(盛唐期)의 시인. 중국 촉나라 장밍현(오늘의 쓰촨성) 출생.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 되는 중국 최대의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여 편의 작품이 현존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이백의 [夜思]와 왕유(王維)의 [九月九日憶山東兄弟]는 중국의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시로, 모든 중국인이 알고 있는 작품이며, 중국에 유학 온 학생들에게도 자랑스럽게 가르치며 암송하게 하고 있다.

   

夜思(야상)  

        
床前明月光 (상전명월광)  평상 앞에 밝은 달빛이 내리니
疑是地上霜 (의시지상상)  이는 땅 위에 내린 서리인가 의심 하도다.
擧頭望明月 (거두망명월)  머리를 드니 밝은 달 비추고
低頭思古鄕 (저두사고향)  머리를 숙이니 고향이 생각나는 도다.

  

이 시는 나그네가 고향을 생각하는 글이다. 풍경의 묘사와 서술이 분명하면서도 무한한 정감을 품고 있다. 한 밤 꿈에서 깨어 보니 달빛은 땅에 가득 차고 그리운 고향 생각에 잠을 설쳤다는 六朝의 [民歌]와 유사한 글이다.

  

참고로 六朝의 [民歌]를 보자.

  

秋風入窓裏 (추풍입창위)  가을바람이 창안으로 들어오니
羅帳起飄揚 (나장기표양)  비단 장막이 날리네.
仰頭看明月 (앙두간명월)  머리를 들어 밝은 달을 바라보며
寄情千里光 (기정천리광)  정을 천리 가는 빛에 붙이네.

    

 
두보(杜甫, 712-770) :

당(唐)의 시인.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 생애의 대부분을 방랑 생활로 지낸 불우한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애가 넘치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서 시성(詩聖)이라 불린다.

  

登高(등고)

  

風急天高猿嘯哀 (풍급천고원소애)  바람 차고 하늘이 높은데 잔나비 울음 슬프고
渚淸沙白鳥飛廻 (저청사백조비회)  물은 맑고 모래는 흰데 새가 돌아오는구나.
無邊落木蕭蕭下 (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 (부진장강곤곤래)  다함이 없는 긴 강은 쉬지 않고 흘러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 (만리비추상작객)  만리 타향 슬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가 되니
百年多病獨登臺 (백년다병독등대)  평생 병든 몸을 이끌고 혼자 누대에 오르니
艱難苦恨繁霜빈 (간난고한번상빈)  지난날 고생에 서리 같은 귀밑머리가 한스러워
요倒新停濁酒杯 (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초췌한 몸이 탁주잔을 잠시 멈추었노라. 

   
※ 빈(鬚-須+賓), 요(燎-火+水)

  

싸늘한 가을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높은 언덕에 앉아, 늙고 병든 몸으로 슬픔을 한 잔 술로 풀어 보는 작자의 독백을 담은 작품이다. 조락(凋落)의 가을 풍경에 조응(照應)된 인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부각되어 있다. 유구함과 대비된 인생의 무상함,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정서를 느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