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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 & へ山行
へ山行(후기)/2020년 나들이

동식이 하늘나라로 가다

by 유리의 세상 2020. 7. 8.

 

 

의성 비안면에서 영농기술교육을 끝나고 바로 밀양으로 달린다.

상만형은 부산으로 가서 형종이를 태우고 오고 순욱이도 경산에서 출발한단다.

 

내일동 농협 장례 예식장 1층 특실 앞에는 화환이 줄지어 서 있고

동기들이 많이 참석하여 모여 있다.

 

먼저 동기들과 인사하고 잠깐 기다려서 상만이 순욱이와 같이 조문한다.

어릴 적 시집와서 아리답던 김옥희 여사는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였는지 바로 알 것 같았다.

 

결혼하고 나서도 엄마 근처에서 도와주며 아버지도 간호한 효녀 지혜와

우리 아이와 동갑인 상주 홍아와 맞절로 인사 나눈다.

 

그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 부부계로 같이 만나고 자라는 모습까지도 늘 보아왔는데

이렇게 조문하며 대면하니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빨리 철이 들어 대견하기도 하다.

 

지혜는 예전에 결혼 하였고 홍아는 화장장 바로 옆에있는

밀양소방서에 공무원으로 근무 하고 있어서 남은 아이들 걱정은 없어서 다행이다.

 

 

 

 

 

 

 

다른 동네 동기들은 하나 둘 차례차례 집으로 가고

 

우리 청운 친구들만 6명이 남았다 순욱이, 성근이, 상만, 형종, 영로 그리고 나

경옥이와 태자는 조금 늦게 왔는데 태자가 역까지 태워 준다고 해서 내가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되었다.

 

11시 조금 지나서 가족 친지들만 남을 때까지 있다가

담날 아침 발인 7시 이전에 온다고 하고 나왔다.

 

 

 

 

 

이리저리 각자 집으로 갈려고 하다가 성근이하고 영로는 집으로 가고 나머지는 순욱이 집으로 왔다.

상만이와 형종이가 오면서 맥주랑 소주를 잔뜩 사 가지고 왔다.

 

새벽 한 시가 넘도록 옛이야기를 나눈다.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상만이와 형종이는 많이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가물가물 하지만 옛 추억의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지고

새벽 한 시가 넘어서 내가 먼저 자리 깔고 누웠다.

 

 

 

 

 

 

 

아침 6시 30분 알람이 울리기 한 시간 전에 일어났는데 다들 긴장하였는지 모두 일어나 있다.

아침에 보니 사랑채는 예전 그대로 남아 있고 두지도 그대로라 놀랍다.

 

웃채만 개량하여 양욱이 형이랑 형제가 세컨드 하우스로 텃밭도 일구며

주말농장을 같이 하고 있단다.

 

 

 

 

 

우리 큰집으로 가는 길 마당에는 참깨가 자라고 있다.

벌초 때 늘 모이는 형님댁이 보인다.

 

 

 

 

 

 

밖으로 나오니 텃밭 너머로 해님이 인사하며 나오고 있다.

하루도 어김없이 아침은 오건만 한번 간 하늘나라는 돌아올 수 없다.

 

 

 

 

 


 

 

순옥이 집 대문을 지나면 큰집으로 가는 길~

스레트 지붕과 벽돌담장은 세월의 때가 묻어 난다.

 

 

 

 

 

옛날 어릴 적 아버지가 직접 지은 작은집 쪽으로 논에 황새가 한 마리 놀고 있다.

 

 

 

 

 

 

 

큰집으로 들어서니 오른쪽 논은 조금 높아져 있고

입구의 헛간 대문 감나무 우물 등 옛날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낯선 집이 하나 나타난다.

 

청운 4길 5-12가 주소인 모양으로 옛날 주소는 청운리 368번지인데....

재숙이 집과는 담장이 있었는데 담도 없어졌다.

 

어릴 적 추억이 제일 많이 있는 곳인데 새로운 모습에

한동안 머릿속이 하해지는 느낌....

 

 

 

 

 

우리가 잠깐 살았던 집 담은 모습이 조금 남아 있지만

지붕도 개량되었고 상전벽해라는 말이 딱 어울릴 듯

 

 

 

 

 

 

다시 시내로 돌아와 24시 해장국집에서 소국밥 한 그릇 먹고

장례 예식장에 약속한 7시 도착하여

 

상주들과 같이 발인하고 영결 종천을 끝으로 

동식이를 태운 꽃차가 앞서고 바로 옆에 있는 화장장으로 걸어서 간다.

 

입구에 손소독제를 주던 아가씨가 인사를 하러 왔는데 27회 성희라고 한다.

얼굴은 가렸지만 인사를 하니 성희가 맞네~힘든 알바일 텐데 얼굴은 밝다.

 

 

 

 

 

망자는 꽃차를 타고 가고 우리는 걸어서 화장장으로 들어선다.

부북농협조합장으로 있는 16회 용경 형님도 출근 전에 오셨다.

 

친구들과 운구하여 불가마 앞의 입구에 들어 올린다.

보내는 가족의 오열이 이어지고 가슴은 찢어진다.

 

동식아 한마디 말도 없이 어이 그냥 가느냐

혼자 남은 김여사 동식 씨 진짜로 사랑하였다고 하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가니 얼마나 답답하였을꼬

 

육신은 재가되고 한 줌의 가루로 변하였지만 우리들의 맘속에는 늘 함께 할 것이다.

이 넓은 세상 내 친구로 와 주어 고맙다 동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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