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정인홍

 소나무 


                    - 정인홍(鄭仁弘)


一尺孤松在塔西 塔高松短不相齊
일척고송재탑서 탑고송단불상제

莫言此日松低短 松長他時塔反低
막언차일송저단 송장타시탑반저

한 자 높이 외론 솔이
탑 서편에 있는데

탑은 높고 솔은 낮아
키가 같지 않구나

오늘 솔이 키 작다고
말하지는 말지니

훗날에 솔이 크면
탑이 외려 낮으리




탑 서편에 작은 소나무
한 그루 심어져 있다.

키 큰 탑 곁에 서 있어
더 왜소해 보인다.

어째서 저리
키 작은 솔을 심었느냐고
그대들은 말하지 말라.

저 솔이 자라
낙락장송이 되면

탑이 외려 저 솔을
우러를 날이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아,
지금 내 지위가 높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우쭐대지 말자.

훗날, 내 모습 돌아보면
부끄러울진져..

*
정인홍(鄭仁弘 1535~1623)
조선 중기 문신 학자, 의병장.

자는 덕원(德遠), 호는 내암(萊庵).
본관은 서산(瑞山).

경상남도 합천(陝川) 출생.
조식(曺植)의 수제자이다.

1573년(선조 6) 학행으로 천거되어
6품직에 오르고
81년 사헌부장령에 승진하였다.

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합천에서 의병을 모집하여

성주(星州)에 침입한
왜군을 격퇴하였으며, 이해 10월
영남의병장의 호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