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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 & へ山行
흙토피아 사랑/좋은만남 원고

장복산

by 유리의 세상 2019. 2. 18.

좋은 만남 3월호 원고입니다. 진해 장복산

보낸사람 : YouLee 19.03.02 07:14

 

완연한 봄을 알리는 꽃으로는 진달래와 개나리도 있지만, 상춘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전국을 연분홍빛으로 수놓는 벚꽃일 듯싶다.

조금은 이른 봄, 부산에서 가까운 진해와 창원의 경계쯤에 있는 창원 시계 종주 길의 끝자락 장복산 덕주봉으로 간다.

창원 시계를 종주하면서 정병산, 비음산, 대암산 용지봉, 불모산 시루봉 등을 여러 차례 올랐으나 장복산은 초행길이다.

언젠가는 꼭 가 보아야 할 산이다. 근교의 좋은 산은 나이가 들면 다니기로 아껴 두고, 멀리 경기도·강원도 산을 먼저 다니는 분이 많다. 지금이 계절로 보나 나이로 보나 그래도 장복산을 다녀오기에 적당한 시기인 것 같다.

진해 경화역의 벚꽃을 먼저 구경하고 안민고개에서 출발하려 하였지만,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반대편 조각공원으로 간다.

진해 드림로드 출발선에서도 아름드리 벚꽃이 만개하였다. 길가에는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다.

진해 드림로드는, 꿈과 희망 비전 도시 진해 친환경 임도의 명칭이다. 2008년 진해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선정되었다는 표지판도 보인다.

 

중턱의 하늘마루 산길을 돌아오는 길로 잡고, 드디어 1만 그루의 벚꽃이 일제히 핀다는 드림로드를 출발한다.

산행의 동반자 상궁님과 둘이서 오붓한 길, 마음이 맑아지는 길을 간다.

 

20여 분을 걷다보면, 장복산의 들머리로 들어서는 좌측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 피톤치드 풍부한 편백림 속으로 들어간다.

 

1963년 충무공의 숭고한 구국의 얼을 추모하고 향토 문화예술을 진흥하기 위하여 군항제를 개최하는 진해시가 벚꽃 속에서 아침을 맞고 있다.

신혼 초기에도 가끔 왔던 진해시. 군항제가 열리는 시내와 바다가 조화롭다. 시가지를 조망하며 잠간 쉬어간다.

장복산 정상에는 대전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이 먼저 도착하여 쉬고 있다.

 

산의 명칭과 유래를 검색하여 보면

경상도지리지(慶尙道地理志)(1425)에 장복산(長卜山),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에 장복산(長福山)이라 기록되어 있다.

장복산(長卜山)()’을 제의(祭儀)와 연관된 것으로 본다면, 장복산은 중심산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장복산이 중심산의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것이다.

창원에 전하는 전설에 따르면 산이 벽처럼 솟아 있어 장벽산이라 하였다하고, 진해에 전하는 전설로는 옛날에 장백이라는 사람이 이 산에 살았다 하여 장복산이라 한다고 한다.

 

덕주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장벽산이라 불릴 만큼 산세가 평풍을 쳐 놓은 듯하다. 이웃의 산보다 장쾌하다.

 

새봄을 맞아 울긋불긋 진달래로 물든 등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산길을 걸어간다. 제천 망덕봉의 소아릉 능선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로 다가오는 능선이 감탄을 자아낸다.

뒷편으로 천자산과 시루봉에서 이어지는 안민고개까지 실루엣도 멋지다.

 

팔각정 정자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간식을 먹으며 서서 쉬고 있다.

따스한 봄볕 속에서 상궁님도 활기찬 기분으로 아름다운 능선을 여유 있게 걸어간다.

오십견인지 어깨가 불편한 상궁님은 배낭을 지지 않고 산행한 지 제법 오래 되었다.

원래 나보다 오르막에는 항상 앞서 가는데 요즘은 가볍게 날아가는 듯이 다닌다. 나는 높은 산으로 긴 산행을 할 때는 숨이 차오르고 2인분의 배낭이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그러나 오늘은 근교 산행이라 배낭도 가볍고 이렇게 아름다운 등로를 걸으니 즐겁다.

 

바다 방향 옆 사면에는 사람이 심은 편백나무가 해풍을 맞으며 자라고 있다. 몇 십 년이 지나면 또 다른 멋진 숲이 되어 많은 산객이 발걸음하는 명소가 될 것 같다.

 

산 위에는 벚꽃 망울이 터질듯이 탐스럽고, 길가에 선 장승들이 자라는 나무처럼 보인다.

뒤편으로 붉은 진달래 평풍이 쳐져 있고 장승들은 마냥 웃는 듯하다. 암릉 꼭대기 나무 펜스로 둘러친 곳이 덕주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한쪽 밖에 있어서 사진 찍기도 어렵지만 해발 602m 덕주봉 인증 샷을 담고, 하산을 한다.

 

전 구간 따스한 봄의 향기를 맡으며 맑은 하늘과 함께하는 산행은 또 하나의 행운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소확행이라 하는데, 새봄을 만끽하는 이런 산행이 바로 그런 행복이 아닐까.

 

차량이 있는 곳까지 돌아오는 길은 포장길이다. ‘진해 드림로드로 또 다른 봄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길이다.

 

다시 뙤약볕 아래 2번 국도를 걸어서 조각공원으로 간다.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우리 부부뿐이다. 그렇지만 걷는 것 자체가 즐거운 길이니 아무려면 어떠랴...

 

꽃밭 속 조각공원 구경하고 드디어 원점, 차량 있는 곳까지 왔다. 다리가 제법 얼얼하다. 제법 많이 걸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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