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해마다 가 보는 통도사의 홍매 자장매의 개화를 올 해는 가 보질 못하고 대신 섬진강의 매화마을의 봄을 보기 위해 매화마을의 뒷산 쫓비산과 백운산을 간다.
전국의 백운산의 지명을 가진 산은 남한에도 50여 개로 그중에서도 산림청 백대명산에도 3개나 등록되어 있고, 광양의 백운산 상봉 또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이다.
우리나라의 산에 흰구름 지나가지 않는 산 없어서 그런지 제일 흔한 이름이 백운산이라고 한다.
몇 년 전 전라도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맏형 백운산을 형제봉 도솔봉 따리봉 백운산상봉 억불봉까지 종주산행을 하였고, 이번에는 새봄을 맞아 2023년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리고 있는 제22회 매화축제 기간에 쫓비산 산행을 같이 하기로 한다. 산악회에 신청된 분이 많아서 1호, 2호차로 나누어 두대로 가는데 1호차는 백운산과 쫓비산 연계산행이고 2호차는 갈미봉 쫓비산만 다녀오고 매화축제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아침 일직 나서서 산악회 버스에 올라 남해 고속도로로 부지런히 이동을 하여 하동 나들목으로 나와서 축제장으로 이동하는데 주차장 도착 5Km 이전부터 전국에서 너무 많이 모여든 상춘객의 여파로 승용차와 버스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그야말로 긴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관광으로 오신 분 말고는 한분 두 분 차에서 내려 들머리까지 내려서 걸어간다. 우리도 조금 더 기다려 보다 할 수 없이 내려서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간다.
섬진교까지 이어지는 19번 국도의 강변으로 하동 송림공원 옆으로 길게 있어서 상쾌한 솔내음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섬진교를 향해서 걸어간다. 경상남도 하동과 전라남도 광양을 이어주는 섬진교 다리 위로 행사를 알리는 깃발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 다리를 건너 우측 강변으로 신원 둔치주차장에서는 행사장으로는 차량이 통제되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들이 다니고 있는데 일단 걸어온 김에 산행들머리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지도상 들머리인 다사마을 앞에서 갈미봉 입구를 지나쳐서 소학정 주차장에서 바람재를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예정대로라면 오전 10시에서 늦어도 10시 반에는 산행 출발을 하여야 하는데 12시가 다 되어서야 들머리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 너무 지체되어 산행 후 축제 행사장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그리고 계곡길을 따라 오르면 자동 바람재가 나오고 갈미봉 왕복이 가능한데 매화나무 사이로 난 길이 갈림길이 많아서 선답자의 리본을 우선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능선길로 오르게 되었고 등로가 희미하고 너무 가팔라 개척산행 수준으로 위로만 보고 오르느라 숨은 차고 땀이 난다. 주위는 갈미봉의 이름에 맞게 갈참나무 잎들이 많이 샇여 있어서 미끄럽기도 하다.
전에 같은 산방에서 다녔던 산너머님과 이기대숲님과 구미에서 오신 다른 팀원들과 일행이 되어 441봉 조금 아래능선에서 점심을 먹고 갈미봉의 전위봉 441봉에 올랐지만 갈미봉 왕복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쫓비산으로 바로 진행을 하였다. 몇 년 만에 온 산정상부는 예전에는 나무로 만든 판자 정상목이 있었는데 광양의 어느 산악회에서 정상석을 세우고 목재데크도 만들어 놓았다. 맑은 날이지만 미세먼지가 많아서 주위 먼 산들의 조망은 어렵고 섬진강과 매화 축제장은 어느 정도 보이는데 많은 사람과 음악소리도 크게 들려 축제가 한창이다.
이 쫓비산은 호남정맥 다니시는 산님들이 아니면 1년에 한 번 매화축제 때 오는 산으로 우리는 세 번째 오는 산이다. 섬진강에서 바라볼 때 뾰족하다고 쫓비산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산 정상 근처는 둥글넙적 하다. 정상에서 우리 버스 출발 시간이 한 시간 늦추어져 4시에서 5시에 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상부에는 단체로 온 다른 팀들이 긴 줄을 서서 인증사진을 담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서 잠깐 아래 활짝 개화하여 꽃밭천지인 매화마을 감상하고 시간상 여유가 생겼지만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는 길에 진달래도 피고 작은 들꽃들을 보니 이제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사군자의 으뜸인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 광양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이고 홍쌍리 여사의 시부모가 1917년부터 이곳에다 매실나무를 심었다고 하니 벌써 100년이 더 지나도 계속 심고 가꾸고 있으니 현재 전국적으로 상춘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섬진강의 따스한 강바람과 피어오르는 물안개 등이 꽃을 더 아름답게 피우게 한단다.
이리저리 인파 속에서 새 봄을 느끼다가 매화마을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우리 버스가 있는 둔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시간은 조금 남았지만 모두 일직 내려오면 빨리 출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내려왔지만 부부로 오신 한 팀이 너무 늦게 내려와서 5시 가까이 되어서야 출발을 하는데 전국에서 모여든 차량이 너무 많아서 섬진교까지 빠져나오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가 걸은 거리가 19Km 가까이나 되어서 이럴 거면 차라리 백운산 종주팀 1호차로 갈걸 하고 후회하는 분들이 많았고 만일 다시 걷는다면 같은 19Km대의 백운산 종주로 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지만 앞길을 어찌 알 수 있으리오. 짧은 거리이지만 새 봄에 이렇게나 많은 꽃님과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보고 안전산행 하였으니 이런 것이 소소한 행복인 것을....
호남정맥 끝자락 백운산과 쭃비산
이상율 프리랜서
올해는, 해마다 보던 통도사의 홍매, 자장매의 개화를 놓치고 대신에 섬진강 매화마을의 봄을 보기 위해 매화마을 뒷산인 쫓비산과 백운산에 가기로 했다.
전국에 ‘백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남한에도 50여 개다. 그중에서 산림청에서 지정한 ‘백대 명산’에도 세 개가 등록되어 있다. 광양의 백운산 상봉도 우리나라 백대 명산에 들어간다.
우리나라에 흰 구름이 지나가지 않는 산이 없어서 그런지 백운산은 제일 흔한 이름이라 한다.
필자는 몇 년 전 전라도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맏형 백운산을 형제봉, 도솔봉, 따리봉 그리고 백운산 상봉 억불봉까지 종주 산행을 했다.
올해에는 새봄을 맞아 3월 9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22회 매화축제 기간에 쫓비산 산행을 산악회 회원들과 같이 하기로 했다. 산악회에 신청된 분이 많아서 1호, 2호차로 나누어 버스 두 대에 올랐다. 1호차는 백운산과 쫓비산 연계 산행이고, 2호차는 갈미봉 쫓비산만 다녀오고 매화축제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일정이다.
아침 일찍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남해 고속도로로 부지런히 이동하여 하동 나들목으로 나와서 축제장으로 이동하였다. 주차장 도착 5Km 이전부터 전국에서 많이 몰린 상춘객의 여파로 승용차와 버스 들이 움직이지 못하여 그야말로 긴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관광 목적으로 온 사람 말고는 한 분 두 분 차에서 내려 들머리까지 내려서 걸어간다.
우리도 조금 더 기다려 보다가 할 수 없이 내려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섬진교까지 이어지는 19번 국도의 강변을 따라 하동 송림공원 옆으로 길게 있어서 상쾌한 솔 내음을 맡으며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경상남도 하동과 전라남도 광양을 잇는 섬진교 다리 위로 행사를 알리는 깃발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다리를 건너 우측 강변으로 신원 둔치주차장이 있었다. 행사장으로 가는 차량은 통제되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다니고 있었지만 일단 걸어온 김에 산행 들머리까지 걷기로 하였다.
산행 들머리인 다사마을 앞에서 갈미봉 입구로 들어가서, 소학정 주차장에서 바람재를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예정대로라면 오전 10시에 늦어도 10시 반에는 산행을 시작했을 터이다. 그런데 12시가 다 되어서야 들머리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 산행 후 축제 행사장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계곡 길을 따라 오르면 바람재가 나오고 갈미봉 왕복이 가능한 등산로였다. 매화나무 사이로 길이 나 있었지만 갈림길이 많았다. 우리는 선답자의 리본을 기준으로 삼아 방향을 잡았지만 능선 길로 오르게 되었다. 등산로가 희미하고 너무 가팔라 개척 산행 수준이었기에 위로만 보고 오르느라 숨이 차고 땀이 났다. 주위는 갈미봉의 이름에 걸맞게 갈참나무 잎이 많이 쌓여 있어서 미끄럽기도 했다.
전에 같은 산방에서 다니던 산너머님과 이기대숲님과 구미에서 오신 다른 팀원들이 일행이 되어 441봉 조금 아래 능선에서 점심을 먹고 갈미봉의 전위봉 441봉에 올랐다. 그러나 갈미봉 왕복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쫓비산으로 바로 나아갔다. 몇 년 만에 온 산정 상부에는 예전에 나무로 만든 판자 정상목이 있었는데, 광양의 어느 산악회에서 정상석을 세우고 목재 데크도 만들어 놓았다. 맑은 날인데도 미세먼지가 많아서 주위 먼 산을 조망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섬진강과 매화 축제장은 어느 정도 보였다. 축제가 한창이어서 많은 사람이 모였고 음악소리도 크게 들렸다.
이 쫓비산은 호남정맥 다니는 산님들이 아니라면, 보통 1년에 한 번 매화축제 때 오는 곳이다. 우리는 세 번째 온 산이다. 섬진강에서 바라볼 때 뾰족하다고 쫓비산으로 불렀다고 한다. 산 정상 근처는 둥글넓적하다. 우리 버스의 출발 시간이 한 시간 늦추어져서 5시에 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상부에는 단체로 온 다른 팀들이 긴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담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아래쪽에 있는, 활짝 개화하여 꽃밭 천지인 매화마을을 잠깐 완상하였다. 시간상 여유가 조금 생겼지만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오는 길에 여기저기 보이는 진달래와 작은 들꽃들이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사군자의 으뜸인 매화나무 집단 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광양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이라 한다. 홍쌍리 여사의 시부모가 1917년부터 이곳에다 매실나무를 심었다고 하니 벌써 백 년이 더 지났다. 섬진강의 따스한 강바람과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꽃을 더 아름답게 피게 한단다. 계속 심고 가꾸고 있기에 오늘날 전국적으로 상춘객을 불러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이리저리 인파 속에서 새봄을 느끼다가, 매화마을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우리 버스가 있는 둔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일찍 내려오면 빨리 출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모두 내려왔지만 부부로 오신 한 팀이 늦게 와서 5시 가까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전국에서 모여든 차량이 너무 많아 섬진교까지 빠져나오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가 걸은 거리는 19Km 가까이나 되어서, 차라리 백운산 종주팀 1호차로 갈 걸 하고 후회하는 분이 적지 않은 것 같았다. 만일 다시 와서 걷는다면 같은 19Km대의 백운산 종주로 가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앞날을 어찌 알 수 있으리오. 새봄에 이렇게 많은 꽃님과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보고 안전 산행하였으니 이런 것이 소소한 행복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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